좋은삼선병원 중환자실 환자분 남편
박지윤 님 시집에 실린 시 한 편입니다.
‘제2시집 한 잔의 찻잔’에 이어 ‘제3시집 가시렵니까’에도
호흡기내과 윤늘봄 과장님의 감사함에 직접 써 주셨다고 합니다.
감사합니다.
하얀 가운의 천사
북극의 매서운 바람에
굳어버린 나뭇가지에
생기 도는 바람을 불러와
되살아나게 하는
상쾌한 아침의 봄
삼선의 병실마다
고향의 봄노래 감미롭게
들려주는 하얀 가운의 늘봄!
어두운 빈 벌판으로
바람이 불어
달 가고 별 지는 하늘에
다사로운 늘봄
소리 없이 달려가
하얀 가운으로
햇살을 모은다.
빈 가슴 슬프게 우는 언덕 너머
갈 길을 잃은 늙은 사슴 한 마리
혼으로 흔들어 깨우고
가슴 속 뜨거운 손길로
깃발을 울리는 하얀 가운의 늘봄!
바다 속 여울목으로
하염없이 쓸려 가는
의식 잃은 우리
빠져나가는 출구를 만들고
하얀 가운 여미며
유유히 미소 짓는 늘봄!
마음 속 우리 모두의 님,
꺼져가는 생명에 등잔 불씨 살려 놓고
녹슬은 시간 위에 기름을 부어 놓고
안개처럼 자욱히 피어나는 빛깔진 꽃
지금 그 꽃 우리 앞에 향기 풍기며
초연히 꽃밭을 거니는 하얀 가운의 늘봄!
길어 올려도 길어 올려도
끝없는 님의 가운 정신
날개 잃은 새도
재각거리다 멈춰 선 시계도
늘봄 하얀 가운의 사랑과 정신 앞에
장밋빛 새벽을 연다
아아, 하얀 가운의 천사여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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